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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생대 이야기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연극동아리 '향록연극회' 인터뷰

2024-08-28l 조회수 299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유일한 연극 동아리인 '향록연극회'는 연극에 대한 열정을 가진 이들이 모여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동아리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연극을 즐길 수 있다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향록연극회는, 6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며 동아리원들 사이의 추억을 중요시하고, 연극의 시작부터 공연까지 모든 과정을 손수 만들어가는 특징이 있다.

 현재 40여 명의 부원이 활동 중인 향록연극회는 농업생명과학대학뿐만 아니라 사범대, 공대, 인문대 등 다양한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소속되어 있다. 현 회장을 맡고 있는 식품·동물생명공학부 23학번 정윤하 학생은 작년에 처음 동아리에 입부하였으며, 2024년 1학기에 올라간 두 차례의 공연(‘Almost, Maine’, ‘수업료를 돌려주세요’)에서 연출과 배우를 맡아 동아리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제88회 정기 공연으로 올려진 ‘Almost, Maine’은 2004년 미국의 작가 존 카리아니가 발표한 희곡으로, 하얀 눈이 덮인 산골 마을을 배경으로 아홉 커플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이번 정기 공연은 기존 동아리원이 직접 창작한 극이 아닌 기존 극을 올리게 된 이유는, 각본을 담당하였던 조윤상 학우의 졸업 때문이었다. 향록연극회는 동아리원의 배우 지원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었고, 많은 배우 지원자가 나옴에 따라 등장인물이 많은 극을 찾다가 해당 작품을 선정하게 되었다. 동아리원들 간의 돈독한 관계가 로맨스 연기에 좋은 합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등장인물이 20여 명에 가까운 극이어서 1인 다역을 맡아 공연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Almost, Maine’을 준비하면서 생긴 에피소드에 대해 정윤하 회장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동아리원들 간의 우애가 끈끈한 나머지 로맨스를 표현해야 하는 장면에서 감정을 잡기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현재 동아리에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21, 22학번이 부재하여 23학번이 주축이 되어 동아리를 운영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려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Sad and Glad’ 에피소드에서 지미 역을 맡은 배우가 대사를 잊어버려 상대 배우가 4~5분간 애드리브로 극을 이끌어 간 일이 있었다. 그때 여자 배우의 재치 있는 대처로 관객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한다. 이는 향후 웃으며 추억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최근 공연된 ‘수업료를 돌려주세요’는 2024년 향록연극회 신입 부원 워크숍의 일환으로, 배우가 모두 신입부원으로 구성된 공연이다. 이 작품은 독일의 작가 프릿츠 카린시가 쓴 희곡으로, 어느 학교 교장실에 18년 전에 졸업한 ‘물짱구’라는 졸업생이 찾아와 학교에서 배운 것이 하나도 쓸모없고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도 없어 일자리마저 잃었으니 옛날 수업료를 돌려달라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연출은 민선욱(농경제 23) 부회장이 맡았다.

 향록연극회는 애드리브에 진심인 동아리로 유명하다. 보통 4회차 공연을 하는데, 회차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똑같은 대본이라도 똑같은 공연은 없다'는 것이 연극의 매력인데, 이를 잘 알고 보여주는 것 같아 많은 관객이 연극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공연 중 상대에게 꽃다발을 주는 장면에서 마지막 회차에 커다란 벚꽃나무 가지를 주어 관객들이 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공연을 준비하며 많은 도움을 주신 분도 있다. 작년 정기 공연을 감명 깊게 보신 OB 선배님께서 연출 지도를 해주셨다. 매번 회사에서 퇴근하시고, 부족할 때는 연차도 사용하시며 열과 성을 다해 가르쳐주셨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학기 중 연습이지만 공연에 가까워질수록 연습 시간을 늘려 다른 연극 동아리에 비해 부담이 덜한 것이 향록연극회의 장점이다. 향록연극회는 학부생, 대학원생 할 것 없이 누구나 연극을 좋아하고 참여하고 싶다면 자유롭게 들어올 수 있는 낭만 넘치는 동아리이다. 2학기에도 부원을 모집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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