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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동물생명공학전공 김영훈 교수님 인터뷰

2024-05-08l 조회수 224


 따스한 햇살과 함께 푸릇푸릇해진 4월의 어느 날, 동물생명공학전공의 동물미생물학 연구실 김영훈 교수를 만나 보았다. 김영훈 교수팀의 박테리오파지와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살모넬라균에 대한 연구 성과는 ‘사이언스 오브 더 인바이론먼트(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게재되었다. 김영훈 교수의 열정적인 연구 과정부터 농생대 학생들을 향한 격려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이번 “양돈 산업에서 다제내성 살모넬라균 제어를 위한 Cornellvirus 속 신생 박테리오파지 SLAM_phiST1N3의 분자유전학적 특성 규명” 연구 내용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항생제 내성 균주의 출현은 의학뿐만 아니라 우리 농생명공학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축산, 그중에서도 돼지를 키우는 양돈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죠. 2011년 7월 이후부터 한국에서 사료 내 항생제 사용이 금지되면서 프로바이오틱스, 유기산 등의 천연물질이 항생제의 대체재로 활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물질들 말고도 ‘박테리오파지’라는 바이러스성 물질을 이용해 생산단계에서 살모넬라균을 제어하고 감소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축산식품 생산 전주기를 고려하였을 때 생산부터 판매까지 돈육에 살모넬라균이 감염되었을 때 실제로 박테리오파지가 균을 저감할 수 있는 활성이 있는지도 밝혀내었습니다. 기존 연구들은 박테리오파지를 선발해서 그 기능을 관찰하는 단계까지 마무리가 되는데, 저희는 전장유전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까지 진행해서 이 박테리오파지의 유전체 분석과 함께 분자생물학적 특성도 함께 규명했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Q. 살모넬라균이 양돈산업에 어떠한 악영향을 미치는지, 해당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 농생대 학우들에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살모넬라균의 감염은 양돈산업에 치명적인 경제적 손해를 입힙니다.
우선 양돈산업의 생육 단계는 포유, 이유, 비육, 육성 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중 태어나 젖을 먹는 포유 단계에서 고형사료로 전환하는 이유 시기에서 돼지의 장관에 많은 변화가 나타납니다. 해당 시기에 장에 많은 스트레스가 가해지면서, 면역력 저하에 따라 다양한 병원균에 대한 감염 위험이 커지죠. 이때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개체는 심한 설사 증상 끝에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 양돈산업의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줍니다.

 이번 연구 성과를 계기로 농생대 학우분들이 우리 동물생명공학전공에서 다루는 연구 분야의 다양성과 독창성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동물생명공학전공에서는 분자 및 세포 수준에서의 생명공학, 유전체학 연구부터 경제 동물/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동물의 영양학, 생화학, 생리학, 면역학 연구까지 하나의 전공 안에서 매우 넓은 연구 스펙트럼을 가지고 동물을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생체에 대한 연구와 동시에 숙주-미생물 상호작용을 통해 생체 활성을 가속하거나, 강건성과 생산성을 향상하는 미생물학 연구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Q. 연구 과정에서 어렵거나 힘들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A. 첫 번째로, 초기에 박테리오파지를 축종에 따른 원인 세균별로 다양하게 분리, 동정하고 활성을 최적화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 전공은 주로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집중해 왔으며 이 중에서도 프로바이오틱스와 마이크로바이옴을 주로 연구하였습니다. 박테리오파지는 바이러스의 일종이라 제가 지금까지 다뤄보지 않은 일종의 미지 생명체였습니다. 초기에는 박테리오파지를 컨트롤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박테리오파지를 연구하는 농생대 구성원분들의 도움 덕분에 연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난배양성 균의 혐기성에 대응하는 데에 까다로움이 있습니다.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 동물의 장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매우 중요해요. 우리 연구실은 유전체 수준에서의 일반적인 메타지놈 연구이외에도 ’컬처로믹스‘(Culturomics)’를 적용하여 난배양성 마이크로바이옴 실물자원을 분리해서 배양하는 연구를 주로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난배양성 균들은 절대 혐기성을 띠어서 배양의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저희는 이에 대응하여 인체 및 동물 장관 샘플을 대상으로 다양한 배양 조건을 적용하여 신규 난배양성 형기 미생물을 분리, 동정하고 새로운 질병과 관련한 마이크로바이옴의 새로운 생체기능성을 탐구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Q. 해당 연구 외에도 최근 Fusarium venenatum 기반 미생물 단백질이 양질의 대체 단백 소재로 활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항비만 물질로 이용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하여 Communications biology 지에 논문을 게재하시는 등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뛰어난 연구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연구자로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네요. 저는 발상의 전환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안 좋다고 여겨지는 물질들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적용해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하려는 흐름이 있습니다.

Fusarium venenatum도 그 예시가 될 수 있습니다.
흔히 곰팡이라고 하면 우리는 안 좋은 것, 제거해야 하는 것이라고 인식하죠.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곰팡이는 산성이나 온도, 습도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서 척박한 조건에서도 잘 자리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곰팡이 균체 자체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영양 성분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곰팡이 균체를 배양해 단백질 대체 소재나 항비만 물질로 사용하려는 인사이트를 가지고 식용 곰팡이인 Fusarium venenatum를 연구했습니다.

 특히 곰팡이 단백질이 현대사회의 주요 대사질환인 비만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곰팡이의 활용은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주로 사료에 쓰이는 옥수수, 대두는 인간과 동물이 함께 소비하는 식품으로 전 세계적인 인구 증가에 따라 동물과 사람이 식량 경쟁 관계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같은 국제적인 정세나 기후변화에 식량 수급이 불안정해지고 있죠.
 저는 식량안보의 측면에서 단백질 소재의 지속 가능한 생산의 대안이 미생물이라고 확신하고 미생물 단백질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일정한 공간에서 미생물 배지를 넣고 키우기만 하면 안정적으로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겁니다.
환경적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정밀 배양 기술을 고도화하여 배양기안에서 고농도로 단백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겁니다. 저희는 미생물을 사람이 먹는 식품 소재와 더불어 경제 동물 및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단백질 대체 원료로 활용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연구 분야나 주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이전까지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주로 먹는 것과 관련된 주제를 주로 연구했지만, 최근에는 환경 문제와 관련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농생대 학우들도 기후변화, 동물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저도 최근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미생물을 활용해 환경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기후변화 위기입니다. 다양한 언론 및 미디어를 통해 축산업이 환경 부담 물질 중 메탄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 보셨을 겁니다. 소나 염소 같은 반추동물이 반추위를 통해 대사 발효하는 과정에서 트림을 통해 메탄의 95%가 배출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저는 반추위 속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연구해서 메탄 생성 저감 방안을 찾는 방향의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반추위가 박테리아, 고세균 등 다양한 미생물의 상호작용 속에서 소화 발효과정 중에 메탄이 만들어지는데 반추위 미생물 대사 조절로 메탄 생성을 줄이는 것이 목적입니다.

 다양한 미생물 중에도 메탄을 생성하는 ‘메탄 노젠’ 고세균을 미생물 조절 기술로 조절하는 방법이 대표적이에요. 또한 반추위 미생물의 구성에 따라 메탄 생성의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이들 반추위미생물을 효율적으로 조절함으로써 메탄을 줄일 수 있는 기능성 미생물 사료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료를 바꾸기보다는 근본적으로 반추동물의 대사를 조절하려는 접근방식이 현재 제가 진행하는 연구의 특징입니다.
농생대 학우분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은 연구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Q. 농생대 학우들에게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수업 때에도 이야기들이지만 우리 농상 대에 입학하고 여러 수업이나 연구 경험을 가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전공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로 변화를 꾀하는 학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이 희소성 있는 학문을 한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스스로 전공을 더욱 알아가는 태도를 가지시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학문에 있어서는 독립성과 창의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학문의 희소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농생명산업은 국가 시스템이 존재하는 한 지속될 필수산업이기에 농생명과 관련한 학문적 기반을 가지고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우리의 가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농업이라는 1차 산업과 연관된 학문이라 priority가 낮은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도 있겠지만 미래의 잠재력을 믿고 정진하시면 미래 사회에서 우리의 역할이 점차 커질 것입니다.

 특히 한국의 농생명 분야에서 서울대학교가 가지는 위상은 다른 어느 기관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우리 농생대의 학우분들도 다양한 인프라와 교수님들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한 산업을 주도하는 인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추가로 전공 지식을 가지고 어떠한 방향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는 학부 시기를 보내면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의 농생명 분야에서 빛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SNU C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