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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응용생물학전공 오창식 신임교수 인터뷰

2023-02-08l 조회수 776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창식 교수입니다. 91일 자로 응용생명화학부 응용생물학 전공에 부임했습니다. 제가 주로 하는 전공은 식물 세균 병학 전공입니다.

- 응용생물학이라는 전공으로 소개가 되어있는데, 좀 더 자세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응용생물학 전공은 이전에 농생물학과에서 바뀐 전공입니다. 곤충과 식물 미생물 분야로 나뉘어 있습니다. 저는 식물 미생물 쪽 중에서도 세균을 대상으로 해서 이 세균들이 식물에 어떻게 병을 일으키고 식물이 이런 세균들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세균에 의한 병에 대해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 이전에 쓰신 논문들을 살펴보았는데, 과수 화상병을 일으키는 병원체인 Erwinia amylovora나 토마토궤양병의 병원체인 Clavibacter 등 병원체에 관한 연구를 많이 수행하신 것 같습니다. 간단한 소개와 이유를 여쭤볼 수 있을까요?

과수 화상병은 제가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하며 인연을 맺게 된 병입니다, 이 병은 식물 병리학 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병입니다. 최초로 식물에서도 세균에 의해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진 게 이 병을 통해서입니다. 또 신기하게도 2015년도에 제가 국내에 들어와 있을 때 국내에서 이 병이 발생을 했습니다. 현재도 화상병 연구를 계속하게 되면서 굉장히 긴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2011년도에 제가 경희대에 부임을 해오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된 병이 토마토 궤양병이라는 병인데, 이 병은 화상병과 다르게 그람 양성균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이 병에 관한 연구가 그렇게 많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저도 식물 검역 관련된 연구 과제를 하면서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게 된 병인데 전반적으로 이 병에 대해서 잘 몰랐기 때문에 쉽지는 않았습니다. 연구해야 할 분야도 많고 어떤 연구 결과가 나오면 우리 연구팀이 거의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하는 이런 경우들이 대부분이어서 상당한 매력도 느끼고 있고 보람도 느끼고 있습니다. 어쩌면 제 실험실 그룹이 전 세계에서 토마토 궤양병을 연구하는 그룹 중 대표 그룹이고 앞으로도 계속 선도적으로 이 병을 연구하는 그룹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토마토 궤양병에 대해서 처음 접하셨다고 했는데, 새로운 병을 접할 때는 어떤 방법으로 연구에 접근하시나요.

새로운 병이라고 하면 국내에서는 새로운 병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어느 나라에는 이 병이 발생하고 있어서, 연구가 되어있으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 내용이나 방법을 짜는 데 사용합니다. 이런 연구 방법이나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으면 유사한 병원균들을 참고해서 새로 이 병원균에 맞는 연구 방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세팅을 먼저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연구하는 학생들이나 연구원들도 상당히 어려워요. 토마토 궤양병의 경우는 몇가지 연구기법들이 개발이 되어있었습니다. 또 이스라엘이나 미국에 있는 연구 그룹과 공동 연구를 하거나 연구 방법을 공유해서 정보를 얻고, 이걸 바탕으로 실험실에 맞게 세팅하고 연구를 하기도 합니다.

- 구체적으로 방법 하나만 예시를 들어주신다면?

예를 들면 토마토 궤양병의 병원체는 그람 양성 세균입니다. DNA를 보면 GATC라고 하는 염기 4개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그럼 양성균들은 GC의 비율이 약 72%나 됩니다.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람 음성균이 50%에서 50% 중반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GC가 많아서 유전자와 관련된 부분에서 우리가 기존에 사용했던 연구기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 병원균의 특성에 맞는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서 사용해야 해서 제한점이 많이 있고, 연구가 별로 안 되어있습니다. 나름대로 그런 제한점들을 좀 극복하려고 여러 가지 작업을 많이 하는데 여전히 아주 부족한 편입니다.

- 치료제에 관한 연구도 하시나요?
치료에 관한 연구도 하고 있고 특히 주로 집중하는 건 과수 화상병입니다. 우리가 세균을 방제할 때는 항생제 계통의 약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근데 이 항생제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습니다. 항생제 내성으로 저항성이 생기면 더는 항생제를 사용할 수도 없고, 동물이나 사람한테도 영향을 줄 수가 있어서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방제법들을 많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제 실험실에서는 박테리오파지를 이용해서 연구 중입니다.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공격해서 죽일 수 있는 바이러스인데 이 바이러스를 발굴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처리하고 조합했을 때 화상병을 억제할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몇 개 그룹이 하고 있지만 아마 저희 그룹이 그래도 꽤 선도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식물 미생물학에 관한 연구를 학부에 진학하실 때부터 생각하신 건가요?

1991년도 농생물학과에 진학하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감귤 과수원을 경험할 기회가 있어서 주변을 상당히 많이 보아왔고, 우연한 기회에 농생물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와보니 식물 병을 다루는 전공이었고 조금 더 흥미로웠던 것은 식물이라는 생명체를 병원균이라는 또 다른 아주 미세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체가 공격해서 병을 일으키는데 이 두 생명체 간 관계가 일종의 밀당처럼 보였습니다. 제가 요즘 밀당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병원균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식물을 공격하고, 식물은 방어 시스템을 구축해서 방어하고, 두 생명체가 서로 밀고 당기고 하면서 어떤 경우에는 병이 생기고 어떤 경우에는 식물이 건강을 유지하고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밀당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학부 때 동아리도 만들었는데, 식물병 연구회 동아리도 만들고 식물병 채집도 다니고, 병 샘플을 가지고 실험실 가서 병원균도 분리해보는 일도 했습니다. 그때부터 생긴 이 관심이 지금 거의 30년을 이 분야에 있게끔 만든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 가장 보람을 느꼈던 연구나 그런 게 있으실까요.

제가 석사 과정에 진입하면서 시작해 처음으로 논문을 냈던 게 보람이 있었고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1999년에 Molecular Plant-Microbe Interactions라는 저널에 저희가 한 연구 결과를 실었습니다. 콩에 불마름병을 일으키는 세균에 관한 논문이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연구 시설과 기자재, 실험 재료가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우여곡절이 참 많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주변에 있는 분들이 저희가 냈던 논문이 그 저널에서 국내 저자들로만 구성되어 실린 최초의 논문이라고 이야기해주셔서 꽤 괜찮은 연구를 해서 논문을 실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굉장히 보람 있었습니다. 또 하나가 화상병 관련된 연구입니다. 제가 박사 때 화상병을 연구하다가 국내에 들어왔는데 국내에서 화상병이 발생했습니다. 화상병이 국내에서는 금지 병해충이라서 박멸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 방제 정책 수립에 도움을 주면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화상병 연구를 하면서 국가 차원의 방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자문을 하는 등의 일들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그게 어쩌면은 실험실에서의 연구를 넘어서 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실제적인 협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전문 지식을 실제 사회에 이렇게 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지금도 상당한 보람을 느끼면서 하고 있습니다.

- 수업 방식이나 강의 내용을 결정하실 때 중점적으로 생각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식물 세균 병학 및 실험이라는 강좌가 대학원생 강좌라 수강생들은 대부분 학부에서 총론 수준에 대한 지식은 가지고 있지만, 각론 수준의 지식은 접하지 못하고 대학원을 온 학생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 식물 세균 병학이라고 하는 분야를 구체적으로 소개해주고, 다른 병원균들과 비교를 하면서 식물 세균병이 가진 독특한 특성들을 위주로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또 강의 내용을 짤 때 전공생뿐만 아니라 곰팡이, 바이러스, 임상병리 등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식물 세균 병학 내용이긴 하지만 본인들이 하는 분야와 관련해서 생각해 볼 만한 내용 위주로 짜고, 최근에 식물 세균 병학 분야에서 화젯거리인 분야들을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을 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 부임을 하시고 이제 한 학기에 이제 보내시는 중이신데 소감이 어떠실지

제가 농생물학과 91학번이라 저의 모교이자 모과에 부임한 것입니다. 많은 연구자가 본인의 모교와 모과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과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로망이 있는데 저도 이 나이에 이런 로망이 이루어진 것 같아 굉장히 기뻤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한테도 굉장한 도전입니다. 기존에 다른 학교에서 10여 년 근무하다가 새로운 학교로 부임하였는데 실험실도 새롭게 세팅을 해야 해서 새로운 도전으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도전을 현재는 즐기고 있고, 제 바람은 조금이나마 응용생물학전공이 발전하고, 전공에 진입하는 학생들의 역량이 좋아지도록 발전할 수 있게끔 돕고 싶습니다.

-농생대 또는 응용생물학전공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제 장인어른께서 저에게 하셨던 말씀 중에 사실에서 진실 찾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보고 느끼는 것들을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삽니다. 그런데, 그 사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봐야 합니다. 학생 여러분들께서도 보이는 현상을 단순하게 사실이라고 그냥 받아들이지 마시고, 항상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진실을 찾도록 노력해 보시길 바랍니다. 저희가 연구를 하는 것도 이러한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합니다.

SNU C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