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셈 조종암 회장과 함께하는 SNU 진로콘서트

2025-07-16l 조회수 42


“공부는 감동이다. 일은 유산이다.”

– 조종암 엑셈 회장, SNU 진로콘서트에서 인생과 커리어에 대한 철학을 전하다

2025년 6월 9일, 서울대학교 경력개발센터가 주최한 ‘진로 콘서트’에 IT 성능관리 전문기업 엑셈(EXEM)의 조종암 회장이 초청 연사로 나섰다. 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포스코 전산기획, 한국오라클, 포스데이타 등 다양한 기업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현재는 3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를 이끄는 CEO가 된 그의 여정은, 전공과 진로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커리어 전환에서 창업까지: “피드백이 오는 공부”와 전문가의 복제

조 회장은 강연에서 자신의 진로 전환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대학 시절, 전공 도서의 난해함에 좌절했던 그는 ‘피드백이 빠른 공부’를 찾기 시작했고, 경제학과 통계학을 통해 흥미를 되찾았다. 특히 계량경제학 수업 중 SAS 통계 패키지를 접하면서 컴퓨터 사이언스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되었다.

포스코 입사 후,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포항공대에서 소프트웨어공학 석사과정을 이수하며 IT 커리어를 본격화했고, 이후 한국오라클과 포스데이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그는 데이터베이스(DB) 분야를 “변화가 심한 산업 속에서도 경험과 지식이 누적되는 영역”이라며, 해당 분야를 자신의 핵심 역량으로 삼았다.

2000년, 그는 ‘전문가들의 제국(Expert Empire)’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엑셈(EXEM)을 창업했다. “내가 경험한 것을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다시 그들이 또 다른 전문가가 되어 확산되도록 하는 것, 그것이 엑셈의 본질적인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엑셈은 국내 최대 규모의 DBA(데이터베이스 관리자) 조직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문성의 내재화’라는 가치 아래 성장하고 있다.



필리이노베이터 선언: 기술시대의 철학자와 혁명가

조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기술 중심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인재상을 제시했다. 그는 철학자(Philosopher)와 혁신가(Innovator)의 합성어인 “필리이노베이터(Philinnovator)”라는 개념을 소개하며, “기술은 단지 수단이 아니라 철학과 결합할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성공의 공통 패턴으로 ‘기원의 추적 → 패턴의 발견 → 시스템화’를 제시하며, AI 시대의 인간은 단순한 기능 인력이 아닌 “죽어 있는 물질을 깨우는 혁명가”라고 표현했다. 이어 “진지한 노력에는 자기 정화가 담겨 있다”며, 몰입과 열정, 그리고 자기이해를 통해 성장하는 삶을 추구할 것을 권했다.



몰입, 감동, 그리고 삶의 의미

조 회장은 자신이 겪었던 몰입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미적분 문제를 푸는 밤, 수많은 시스템 장애를 해결하던 새벽, 고객사 문제를 튜닝하며 흘렸던 눈물까지—이 모든 경험이 자신을 ‘정화’시키고 ‘성장’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의 수준은 곧 인격의 수준”이라는 말로, 전문성과 인간됨의 연결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부는 감동이다. 감동 없이 하는 공부는 남지 않는다”며, 위대한 지성과의 만남이 가능한 순간이야말로 삶의 진정한 몰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을 향해 이렇게 덧붙였다. “여러분은 이미 가장 유력한 주인공 후보입니다. 이제, 여러분만의 유산을 어떻게 남길지를 고민해보세요.”

 

조종암 회장의 강연은 기술과 철학, 몰입과 성장, 인간과 시대를 잇는 깊이 있는 사유의 기록이었다. 공부와 일이 단순한 수단을 넘어, 나를 정화하고 타인에게 남길 수 있는 유산이 되는 여정이라는 그의 메시지는, 진로 앞에서 망설이는 많은 청년들에게 따뜻한 등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