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30l 조회수 591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산림환경학전공의 산림보호학연구실에서 석사과정을 밟고있는 조성빈입니다. 저는 현재 산림보호학 연구실에서 산림해충인 광릉긴나무좀과 공생하는 공생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생 융합창의연구는 농생대 대학원생이 타전공, 타 단과대학 재학생과 하나의 팀을 이루어 농생명과학분야의 창의적이고 다학제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융합연구를 수행하는 것입니다. 연구설계부터 마무리까지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대학원생을 대상으로하는 역량개발 프로그램입니다.
학부시절에는 학부연구생, 학생창의연구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들어보고, 참여도 하였지만 대학원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러다 지도교수님의 소개를 통해 알게되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메타바코딩(Metabarcoding)을 활용한 소나무재선충과 매개충 관련 Microbiome 연구” 를 주제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소나무재선충병(Pine Wilt Disease)은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수목병입니다. 소나무재선충은 재선충을 매개하는 하늘소에 의해 소나무류 수목을 죽이며 빠른 속도로 확산됩니다. 이런 소나무재선충병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제방법이 이용되고 있는데, 사용되는 유기합성농약들은 인독성과 잔류독성, 저항성 해충의 출현과 같은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합니다. 이에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방제법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소나무재선충을 매개하는 하늘소의 생태 연구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소나무재선충은 고사목에서 자라는 곰팡이를 먹으며 증식합니다. 고사목 안에는 다양한 곰팡이가 자라는데, 각각의 곰팡이 종이 소나무재선충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또한, 다수의 선행연구들이 배양적 방법을 채택하여, 배양을 통해 확인할 수 없는 균다양성은 확인된 바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소나무재선충과 관련된, 균류를 대상으로 하는 Mycobiome을, 메타바코딩을 활용해 배양이 안되는 균까지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관련균과 소나무재선충의 관계를 파악하여 새로운 친환경 방제법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생태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전에 연구실에서 수행하던 연구는 식물체 정유 기반의 연구가 다수였습니다. 곰팡이 연구 또한 Sanger sequencing을 주로 활용하였습니다. 메타바코딩연구는 우리 연구실 소속 연구원에게는 생소한 연구방법이었습니다. 새로운 방법을 공부하며 이해하려고 하는 과정이 한편으로는 즐겁지만, 수업과 연구를 병행하는 입장에서는 또 다른 업무로 다가와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관련내용을 잘 알지 못해 실험 진행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메타바코딩의 과정이나 관련균의 영향을 확인하는 것에 참여하지 못해 보고서작성과 디스커션에 많이 참여했는데, 저에게는 실험의 많은 부분에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이 아쉽게 느껴집니다. 제가 다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면, 연구수행에 필요한 모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분야와 연구방법에 대해 충분히 공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이해를 가지고 도전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로운 연구방법을 접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다른 연구실에서 사용하던 방법을 새롭게 접할 수 있었으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논문과 자료를 읽어보며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산림보호학 분야에서 새로 접한 연구방법을 적용해볼 방법을 고민해보기도 하였으며, 유사한 연구방법을 채택한 동분야의 여러 연구들을 탐색해 보며 다양한 연구들을 새로이 접하기도 하였습니다. 무언가를 알아가는 것이 제게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구원으로부터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확보한 연구비와 인건비도 심심한 즐거움이 되어주었습니다. 서로의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 연구할 수 있는 주제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타분야 연구자와의 대화를 통해 연구자로서의 시야도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아 즐거웠습니다.
협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학에서 어떠한 문제를 해결할 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각도의 접근이 가능해지며, 각 분야의 연구방법을 종합하여 효과적인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협업연구의 과정에서 연구자는 자신의 생각을 비전공자에게 조리 있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하며, 서로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를 위해 타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융합창의연구는 이러한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협업에 필요한 역량을 융합창의연구를 통해 기르는 것이 학교 밖에서도 좋은 연구자가 되기 위한 발판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융합창의연구 프로그램의 취지에서 가장 집중해야 하는 것은 융합이라는 키워드인 것 같습니다. 학부재학생을 위해 마련된 학생창의연구와 차별되는 점이 바로 융합인데, 효과적인 연구 설계를 위해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어떤’ 분야간 융합이, ‘왜’ 필요한지를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수행하고자 하는 주제에 접목되는 각 연구분야에 대한 충분한 공부도 선행되어야 합니다. 융합창의연구를 위한 실험의 설계와 수행에 있어서, 참여자들이 서로의 분야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연구를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행과 더 높은 완성도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8.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을까요?
제가 경험하고 느낀 융합창의연구 프로그램은, 연구설계부터 종료까지의 기간 동안 제안서 작성과 예산 집행, 결과 정리 등 연구활동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입니다. 일련의 과정을 경험하며 연구자는 예상치 못한 실패를 경험하기도,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합니다. 서로의 분야에 대한 논의의 과정에서 새로운 연구 주제를 생각해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 수행의 경험이 융합창의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융합창의연구 프로그램의 참여경험은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한 역량 개발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확신합니다. 업무가 다소 늘어난다는 점에서 저도 처음에는 참여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협업과 자율적인 연구설계라는 경험을 생각해볼 때,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한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