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작물생명과학전공 김형석 신임 교수 인터뷰

2022-10-04l 조회수 1573



작물생명과학전공 김형석 신임 교수 인터뷰

2022년 봄에 작물생명과학전공 조교수로 새로 부임한 김형석 교수를 만나보았다. 김형석 교수는 본교 조경·지역 시스템 공학부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마쳤고 UC 버클리에서 박사 후 과정을 보냈다. 현재는 작물과 환경 및 지속가능성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 때와 석·박사 과정의 전공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또, 전공과 연구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부 4학년 때부터 석사과정 동안 조경 생태와 관련된 연구를 했습니다. 석사과정 중 진행한 연구는 도시공원 내 식생을 대상으로 한 생태적 관측과 모델링으로 지금의 전공과는 차이가 있었죠. 그런데 당시 제가 있던 연구실에서는 도시공원뿐만 아니라 숲, 논 등 여러 생태계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었고 제가 석사과정을 마칠 때쯤 논벼와 논 생태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이때의 연구 경험을 계기로 식량작물의 재배 및 생리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특히 작물에 관한 연구는 식량 안보, 식량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혹은 미래의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작물 연구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박사 과정 공부를 하기 위해서 여러 학교들을 알아보던 중 운 좋게도 작물 연구를 계속 할 수 있는 곳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바로 미국의 대규모 농업지대인 콘 벨트 중심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교였죠. 특히나 제가 공부했던 연구실에서는 콘 벨트 내 주요 작물인 옥수수와 콩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었고 주변의 연구팀들 또한 오랜 시간 작물 연구에 집중해왔기에 깊이 있는 작물 연구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작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경험을 쌓게 되면서 작물생명과학전공의 교수직에 지원해 부임하기까지 연결고리들이 만들어져 온 것 같아요.

지금까지 연구 분야를 선택할 때는 제 앞에 놓인 여러 기회 중에 가장 흥미롭고 또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쪽으로 선택했어요. 제 경험이 그랬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흥미를 고려하는 동시에 다양한 기회에 본인 스스로를 노출해서 여러 가지 방향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우연히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실력을 쌓아 준비하고, 관심 있는 주제를 계속 확장해 나가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실 홈페이지에 교수님의 세부 전공이 작물생산 및 원격 탐사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를 간단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연구내용을 소개하는 하나의 그림에 연구실의 주요 연구 방향 두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 가지 방향이 작물의 표현형 정량화, 다른 하나가 디지털 농업입니다.
작물의 생산성은 작물의 유전성과 환경, 재배 기술 이렇게 세 가지 요소가 상호작용을 한 결과로서 도출되는데, 이때의 세 가지 요소들의 조합을 통해 작물이 발현되는 형태를 표현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표현형을 정량화한다는 것은 작물이 자라는 행태 혹은 생리적인 특성을 환경·재배 기술적 조건을 고려해서 이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육종 과정에서의 새로운 품종들이 변화하는 환경조건 아래 다양한 재배 기술의 적용에 따라 생산성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연구입니다.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에 대응해 식량 안보를 담보하는 데 필수적이죠. 우리 연구실의 또 다른 주요 연구 방향인 디지털 농업은 주로 노지에서의 디지털 농업을 뜻하고, 원격 탐사를 기반으로 작물 생육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해서 필요한 환경 조건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적정 재배 기술을 적용해 최적화된 재배법을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원격 탐사는 물체와 닿지 않은 상태에서 물체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을 말하는데, 원격 탐사를 활용하면 전통적인 방식의 현장 관측보다 효율적으로, 빠르게, 또 비 파괴적으로 작물의 상태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탐지 기술을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현재 우리 연구실 디지털 농업 연구의 핵심 방향 중 하나입니다.


연구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연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2020년 Remote Sensing of Environment 저널에 출판한 연구가 특별한 경험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해당 연구는 지역 농부들과 협력해서 이뤄졌는데, 농부들은 연구를 위한 자신들의 농경지를 제공했고 연구팀에서는 농부들이 필요로 하는 작물 생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을 했거든요. 해당 연구는 지표면에서 관측한 정보와 위성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연계시켜 현장에서 관측해야만 얻을 수 있었던 작물 생육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위성 자료로부터 안정적으로 도출할 수 있도록 했어요. 특히 최대 3m 해상도에서 매일매일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연구였기에, 현장관측 없이 위성 자료만으로도 매우 세밀한 작물 생육 정보를 추정할 수 있도록 한 거죠. 지상에서 자료를 많이 수집할수록 현장 자료와 위성 자료 간에 안정성 있는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는데, 현지 농부들이 땅을 연구에 활용할 밭을 제공해준 덕분에 40여 곳에서 옥수수와 콩의 생육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농부들은 과학적인 접근법에 대해서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 자기 밭에서의 작물 생육 상태를 알고 싶어 했어요. 연구자 입장에서 저와 제 연구팀은 연구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고 실제로 연구할 수 있는 여러 대상지가 필요했는데 상호 간의 필요를 충족할 수 있었던거죠. 연구자로서 농부와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인 작물 생육 정보를 농부들과 공유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농부들과 협력함으로써 실용적인 가치가 있는 연구를 해나가고 싶습니다.


올해 새로 부임하시고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작물생명과학전공의 교수님으로 한 학기를 보내신 소감은 어떠신가요?


무엇보다도 새로운 역할을 맡아서 저한테는 익숙한 모교임에도 많은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학생이었다가, 연구자가 되었다가, 교육자가 되었으니까요. 강의를 하고, 연구실을 이끌고, 그 밖의 다양한 일들을 처음으로 경험하면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제가 부임한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가 진정되면서 대면 강의를 통해서 학생들과 만날 수 있었고, 수업 외적으로도 학생들과 만나면서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새로운 전공에 오게 되어서 새롭기도 했습니다. 우리 전공의 교수님들께서는 인품과 실력이 훌륭하셔서 많이 배우고 있고 또 어렵지 않게 적응하고 있습니다. 환영해 주시고 다방면으로 적극 도와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크게는 표현형 정량화와 디지털 농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데, 두 가지 방향 모두 최근 국내외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활발한 연구 활동과 국제교류를 통해서 세계적으로 작물 연구를 선도할 수 있는 연구 그룹을 만들고자 하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농생대 또는 작물생명과학전공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작물생명과학전공 학생들에게는 우리 전공 내에서 다양한 기회를 접하고 탐색해 보라고 조언해주고 싶습니다. 작물생명과학은 식량문제와 직결되어 있고 영원히 인류에게 중요한 연구 분야 일 수밖에 없어요. 특히 최근에는 기후변화가 매우 중요한 이슈죠. 앞으로 변화하는 기후 조건 아래에서 어떻게 안정적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질문은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이런 질문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에 대한 수요 혹은 산업적 수요가 발생할 것이고, 이러한 사회적 수요에 눈과 귀를 열고 다양한 기회를 찾아가면서 흥미를 확장해 나가면 반드시 좋은 기회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농생대 학생들에게는 우리 대학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농업 분야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 나가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대학생으로서의 시간을 후회 없이 노력하며 채워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우리 농업생명과학대학은 우리나라 농업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학생 여러분이 자부심과 열정을 품고 공부하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학에는 매우 다양한 전공들이 함께 있는 만큼 다양한 기회가 있으니 우리 농생대 학생들 각자가 원하는 방향을 찾고 거기서 크고 작은 성취하는 즐거움을 이어가며 멋진 미래를 펼쳐나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