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3l 조회수 39
[연구필요성]
정주지는 다양한 생태계 유형 중에서도 탄소흡수 기능에 대한 정량화 된 정보가 가장 부족한 공간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도심 내 가로수는 정주지 식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비자연적으로 분포하고 복잡한 도시 구조물 사이에 위치해 있어 위성이나 항공기 기반의 기존 원격탐사 방식으로는 정확한 탐지가 어려웠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류영렬 교수 연구팀은 차량에 탑재한 라이다-카메라 센서 시스템을 활용해 가로수의 위치, 수종, 탄소저장량 등을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성과/기대효과]
연구팀은 이 기술을 경기도 수원시에 적용해 전역에 분포한 34,124그루의 가로수를 성공적으로 탐지했고, 이들의 총 탄소저장량은 약 6,180톤(6.18 GgC)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개별 나무가 매년 평균 약 27.1kg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개발된 차량 기반의 가로수 조사 시스템은 정주지 탄소흡수능력을 정량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가로수 관리와 도시 녹지 정책 수립에 활용 가능한 고해상도 인벤토리 구축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환경부의 재원으로 한국환경산업 기술원의 생태계 기반 탄소흡수원 조성관리 기술개발 사업(202300218237)의 지원을 받아 Remote Sensing of Environment지에 게재되었다.
[연구결과]
Mapping carbon stock and growth of individual street trees using LiDAR-camera fusion-based mobile mapping system
Tackang Yang, Youngryel Ryu, Ryoungseob Kwon, Changhyun Choi, Zilong Zhong, Yunsoo Nam, Seongwoo Jo
(Remote Sensing of Environment,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34425725002998)
[본문]
서울대 연구팀, 인공지능·빅데이터로 도심가로수 탄소량 지도화 성공
서울대학교 류영렬 교수 연구팀(제1저자: 양태강 연구원)이 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해 개발한 차량 기반의 첨단 센싱 기술로 도시 가로수의 탄소 흡수량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지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번 연구는 도심의 가로수들이 얼마나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주는 탄소지도를 제작한 것으로, 향후 도시 환경 관리와 탄소중립 정책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 가로수의 숨은 탄소 흡수원, 왜 주목받나?
도시의 가로수들은 전체 도시 수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지금까지 이들이 저장한 탄소량은 제대로 조사된 바가 없었다. 가로수 한 그루 한 그루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저장함으로써 도시 대기질 개선과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지만, 수만 그루에 달하는 가로수의 탄소 흡수량을 일일이 측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이에 서울대 연구팀은 스마트시티 환경에서 차량을 활용해 가로수 탄소량을 효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첨단 AI·라이다 기술로 가로수를 스캔하다
연구진이 개발한 솔루션의 핵심은 이동형 매핑 시스템으로, 차량에 3D 레이저 스캐너인 라이다(LiDAR)와 고해상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도시를 주행하면서 거리의 가로수를 스캔하는 것이다. 라이다는 레이저 광선을 이용해 주변 물체까지의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3차원 점군 데이터(포인트 클라우드)를 생성하고, 카메라는 나무의 이미지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으로 분석된다. 특히 딥러닝 기반 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촬영된 거리 영상에서 가로수 각각의 위치와 모양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나무의 종류(수종)까지 판별해낸다. 연구팀은 이러한 이미지 기반 AI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복잡하고 다양한 도시 거리 환경에서도 사람의 손을 많이 빌리지 않고도 개별 가로수를 효과적으로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라이다로 얻은 3D 데이터에서 나무 줄기의 지름 등을 계산하여 나무의 생장 정보를 추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종별로 미리 알려진 생물량 계산식을 적용하여 각 나무가 품고 있는 탄소 저장량을 산출하게 된다. 한마디로, “AI 눈”으로 나무를 찾아내고, “레이저 자”로 나무를 재어 탄소량을 계산하는 것이다.
수원시 3만4천 그루 조사…“탄소 6천여 톤 저장”
연구팀은 이 기술을 경기도 수원시 전역에 적용하여 실증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수원시 거리에서 총 34,124그루의 가로수를 찾아내 지도화했고, 이들 나무에 저장된 탄소량은 합산 약 6,180톤의 탄소로, 이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약 2만 2천 톤을 흡수해 저장한 것과 같다. 이는 건강한 산림 40헥타르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 저장량으로, 도시 안에 축구장 57개 규모의 산림이 존재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셈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숨은 공로자였던 가로수들의 도시 탄소흡수 능력이 구체적인 숫자로 밝혀져 주목된다.
스마트시티 탄소정책에 새 길 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스마트시티의 환경 관리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 관리 부서는 이 기술로 얻은 가로수 탄소지도를 활용하여 어느 지역에 나무가 얼마만큼 탄소를 흡수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도시별 탄소중립 전략을 세우고, 나무 식재 및 관리 정책을 효율적으로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탄소 배출량이 높은 지역에는 가로수를 새로이 심거나, 탄소 흡수 효과가 큰 수종을 전략적으로 식재하는 등의 도시 녹화 정책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다. 또한 개별 가로수의 성장 변화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추가로 탄소를 흡수했는지도 추적할 수 있다. 이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의 자연 기반 해법(Natural-based Solution)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류영렬 교수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아, 관련 논문이 세계적 원격탐사 저널인 Remote Sensing of Environment에 게재되었다. 연구를 이끈 류영렬 서울대 교수는 “도시 가로수의 탄소 저장량을 이렇게 대규모로 지도화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기술로 도시 환경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을 다른 도시나 국가에도 적용해 도시의 탄소 흡수량을 정량화하는 데 기여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 단위의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