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초대학장인 화농 조백현 선생의 뜻으로 설립된 화농연학재단에서는 학자들의 연구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매년 농업과학 분야 우수 연구자에게 화농상을 시상한다. 올해 화농상을 수상한 서울대학교 농생명공학부 식물미생물학전공 손기훈 교수를 만나 인터뷰하였다.
Q1. 손기훈 교수님 화농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화농상 수상 소감 부탁드립니다.
A. 올해 3월에 식물미생물학 전공 부교수로 부임을 한 손기훈입니다. 박사 과정과 박사후 연구원으로 영국에서 2004년부터 2013년 초까지 활동을 했고 2013년도에 뉴질랜드에 있는 매시대학교 농과대학(Institute of Agriculture and Envrironment, Massey University)에서 처음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2015년도에 포스텍 생명과학과로 옮겼다가 올 3월에 서울대학교에 식물미생물학 전공으로 왔어요. 연구 분야는 식물면역학으로 침입하는 병원균에 대해서 식물이 어떻게 저항성을 일으키는지 그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서울대 농과대학 초대 학장님이셨던 화농 조백현 선생님은 아주 훌륭한 업적을 많이 남기시고 우리나라 최초로 농학 분야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신 분이에요. 그래서 굉장히 의미 있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농학 분야 기초연구에 정진하라고 주는 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2. 교수님의 연구 중 까마중 기반 면역수용체 선발 연구 내용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까마중은 우리나라에서도 시골에 가면은 흔히 보는 잡초이기도 하고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약용작물이기도 해요. 가지과에 속하는 식물로써 조그마한 까만색 열매가 달리는 식물입니다. 고추, 토마토, 가지, 감자 이런 것들이 가지과 식물인데, 까마중은 우리가 길러서 식용으로 쓰는 작물은 아니고 최근 들어서 기초 연구도 하고 또 새로운 유전자를 찾아서 응용 연구를 하는 재료로 각광을 받는 그런 식물이라고 보면 돼요. 우리가 주로 하는 연구는 식물이 병원균을 인식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면역수용체들을 찾아서 어떻게 기능을 하는지 연구하고 또 작물에 도입해서 작물이 병에 안 걸리게 하는 그런 연구를 하고 있어요.
Q3. 까마중 관련 연구를 하시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A. 원래 가지과 식물에 대해서 관심이 많기도 했고 연구를 조금 더 빨리 하기 위해서 가지과 식물 중에서 모델 식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해외연구자들이 까마중 연구를 하는 것을 보고 나도 까마중을 활용해 연구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공동 연구를 시작했어요. 가지과 식물 중에서 좋은 연구용 모델 식물을 찾다가 찾은 식물이 까마중인 거죠.
Q4. 교수님 연구실의 연구 과정을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진화적인 관점에서 식물 면역 수용체의 다양성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보는 것이 우리 연구실의 궁극적인 목표예요. 까마중의 경우 특정 구조를 가진 500개 이상의 면역수용체가 있는데 이들이 전부 다른 병원균의 단백질을 인식을 한다고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먼저 그들의 기능을 밝히고 다른 식물에서는 같은 병원균을 어떻게 인식을 하는가를 밝히고자 합니다. 또한, 식물면역수용체의 수렴진화 메커니즘에도 관심이 많은데, 예를 들어 고추와 딸기에 같은 면역수용체가 있는데 이 두 식물에서 같은 단백질이 어떻게 같은 병원균을 인식 하는가를 알고 싶은 거예요. 그러려면 일단 기능을 알고 있는 면역수용체가 여러 개가 있어야겠죠. 그래서 주로 실험실에서는 병원균하고 식물의 유전체학 그리고 병원균의 어떤 단백질을 식물의 어떤 단백질이 인식을 하게 되는지 그 예들을 찾아가는 것이죠. 다시 말해 좋은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찾는 것, 찾은 다음에는 그들이 만들어내는 단백질들이 어떻게 기능을 세포 내에서 기능을 수행하는가, 기능을 밝혔으면 이러한 단백질들을 어떻게 실제 작물에 적용할 수 있는가 이렇게 크게 세 가지 연구주제가 있어요.
Q5. 식물면역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A. 식물면역학은 사실은 그렇게 오래된 학문은 아니에요. 굉장히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봐왔던 현상들을 최근에 들어 연구하기 시작하면서 학문으로 자리를 잡았어요. 식물면역학은 식물이 가지고 있는 선천적인 면역 시스템이 어떻게 활성화되는지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한 학문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발견은 식물에도 동물 세포와 매우 유사한 선천적인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면역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것이에요. 1990년대에 처음 발견되어서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 실험실의 경우는 식물 세포가 병원균으로부터 나온 특정 단백질을 만나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하고 있어요. 또한 병원균을 인식한 이후에 수많은 일들이 세포 안에서 일어나서 면역 반응이 발현되게 되는데 그 일련의 과정들을 연구하는 다양한 분야가 있어요. 세포 생물학적인 측면, 후성유전학적인 측면 등 굉장히 다양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실험실에서는 그중에서 인식 과정에관한 분자유전학적 연구를 합니다.
Q6.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해주시길 바랍니다.
A. 우리 농업생명과학대학에는 매우 다양한 학문분야가 있습니다. 같은 전공 안에서도 세포 수준에서 연구하는 곳도 있고 개체 수준에서 연구하는 곳도 있고 아니면 집단 수준에서 연구를 하는 곳도 있고 나아가 굉장히 실용적인 응용 연구를 하시는 분들, 기초 연구를 하시는 분들, 공학 관련 일을 하시는 분 아주 다양하게 있어서 학생들한테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단과대학인 것 같아요. 그중 일부 학생들은 내가 연구하는 이런 토픽에도 관심이 가져서 앞으로 재밌는 연구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바람이에요.